2019년에 열린 페이스북의 F8행사 해커톤에 참가한 후기를 정리한 글입니다. 따라서 편하게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쓰도록 하겠습니다.

F8 2019

2월 말에 신청을 했고, 3월 말에 초대장을 받은 F8 행사이다. 행사 자체는 4월말 ~ 5월초로 해커톤 2일 + @, 컨퍼런스 2일로 총 4일동안 열렸다. 큰 기대없이 신청을 했고, 운 좋게 초대받아 해커톤, 컨퍼런스 초대권, 비행기 표, 행사 기간 중의 호텔 숙박을 받고 행사에 참가하게 되었다. 해커톤은 원래 잘 참가하지 않지만, 무려 페이스북이 주최하는 행사고, 해외까지 가면서, 정말 수많은 나라에서 오는 사람들과 같이 해볼 수 있다는 생각에 바로 신청했었다.

나름 페이스북 주관의 행사라 본사 건물을 구경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해커톤은 산호세의 Civic National Civic에서, 컨퍼런스는 McEnery Convention Center에서 열렸다. 하지만 두 건물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으며, 산 호세의 다운타운에 위치해 있어 교통편이 좋다.

해커톤은 28일 아침부터 30일 아침까지, 팀빌딩을 포함해서 대략 46시간 가까운 시간이 주어졌고, 170명 가까운 사람이 참여했으며, 총 42팀이 만들어졌다. 팀빌딩은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들과 아이디어가 없는 사람들의 그룹으로 나누어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들이 몇십초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아이디어 피치를 하고 아이디어가 없는 사람들이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며 팀빌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 후 데드라인인 30일 아침 8시 전까지 자유롭게 데모용 프로덕트를 작성하고 devpost - f82019에 정리하여 제출해야 했다.

주제는?

해커톤 주제는 UN의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 중 4, 8, 9, 11이 주제였고, 간략하게 각각 교육, 경제, 산업, 도시 성장 정도로 요약이 가능했다. 초대 메일에서는 아래처럼 정리해주었다.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 SDG 4: Ensuring inclusive and equitable quality education and promoting lifelong learning opportunities for all.
• SDG 8: Promoting sustained, inclusive and sustainable economic growth, full and productive employment and decent work for all.
• SDG 9: Building resilient infrastructure, promoting inclusive and sustainable industrialization and fostering innovation.
• SDG 11: Make cities and human settlements inclusive, safe, resilient and sustainable.

참가자는?

해커톤 참가자 대부분은 개발자였고, 소수의 Subject Matter Expert (SME) 호칭을 달고 있는 사람들과 디자이너들이 (UI 디자이너 뿐만이 아닌 전반적인 디자이너) 같이 있었다. SME는 위의 SDG의 각 주제에 대한 전문가들이었고, 정확하진 않지만 각 팀에 존재하다가 다른팀이 요청할 경우 다른팀을 무조건 도와주어야 하는 역할의 사람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팀의 경우는 4명이 모두 백엔드 개발자였을 정도로 개발자가 많았다.

수상은..?

우선 데드라인 후 심사위원이 각 팀을 돌아다니며 설명을 듣고 8팀의 finalists를 뽑는다. 1등부터 3등까지 수상하고, 각 SDG 주제별로 보너스 상이 존재한다. 그리고 관객이 제일 많이 투표한 팀도 보너스 상을 받게 된다. 기본적인 참가상도 물론 존재한다. 이게 수상할 수 있는 목록을 보면 8개의 부문(3등까지 + SDG 4개 + 관객 수상)이 존재하기 떄문에 처음에는 finalists에 올라가면 일단 수상하나는 받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단순히 F8이어서 8팀이었을까?

해커톤 진행

나는 끝까지 팀을 결정하지 못하다가 거의 마지막 3팀정도만 팀원을 못 정했을 때 팀에 들어갔고, 그 때부터 본격적인 해커톤을 시작했다. 해커톤 참가 후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수많은 불평불만, 예를 들면 “우리팀 누구누구가 구현을 못해서 내가 다 했어요!”, “말이 안통해요!!!” 같은 것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하나, 만약 일어났고, 그 원인이 나라면 어떻게 해야하나를 고민하면서 시작했다. 다시 말해 그냥 내가 너무 실력이 모자라서 민폐가 되면 어쩌나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 고민은 빨리 없어졌고, 한국 개발자 분들이 아이디어는 그렇게 많이 내진 않더라도 정말 실력 좋은 분들이 많고, 영어도 잘 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반쯤은 물론 농담입니다

우리팀은?

우리팀은 SDG 11에 관련된 것을 만들었는데, 도시의 문제들을 쉽게 신고하는 시스템을 Messenger Platform으로 만들자는 것이 핵심이었다. 신고된 리포트를 시각화해줄 프론트엔드를 빨리 구현해야 해서 나는 백엔드 배포 스크립트와 엔드포인트 스텁만 급하게 작성해두고 리액트로 프론트를 작성했고, 다른 팀원은 메신저 api와 백엔드, 데이터베이스, 프로젝트 설명등을 작성해주었다. (나는 구현만 했나..?)

사용했던 스택은 React js로 작성한 프론트를 S3에 배포하고, 백엔드, 메신저용 백엔드는 express js로 따로 작성한 후 docker container로 만든 후 간단하게 mariadb와 docker compose로 EC2 인스턴스 적당한 크기에 띄워주었다. 해커톤이고, 데모용이니 정확한 구현보다 빠른 구현이 필요했으니 무작정 띄우고 봤다.

중간에 아이디어를 실제 구현가능한지, 해커톤 기간 내에 우리가 원하는 기능을 다 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Messenger Platform API 문서를 많이 살펴보고 있었는데, 그 때마다 실제 페이스북 개발자가 와서 설명을 해주었다.. 해커톤에서 가장 신기했던 경험 중 하나였고, 더 시도를 해보았으면(말을 걸어보았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 중 하나이다.

어찌되었든 생각보다 열심히 구현하고 발표를 해서 최종 8팀의 finalists에 들었고, 30일날 F8 세션 중 발표까지 하게 되었다. 하지만 F8 행사 전체 마지막 날 발표한 수상자 목록에는 없었다! 🎉

후기

끝나고 보니 어떻게 제출은 성공했구나 싶었는데, finalists에 든 것이 정말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SDG 11에 아마 제일 많은 경쟁자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finalists가 된 것은 칭찬해줄만 하지 않을까?

첫 해커톤이고, 첫 해외 IT 행사이었다.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고, 그만큼 재밌는 행사였다. 또 내가 실제로 다 같이 해커톤을 하면 그렇게 못 만들진 않는구나 느끼게도 되었고, 다음번에 더 빠르게 더 좋게 만들수 있을 만한 사항들도 많이 생각이 나는 행사였다. 이를테면 “그냥 sls 써서 만들자…” 정도와 “어차피 비슷한 스택을 쓸 거, 배포 프로세스는 미리 템플릿을 만들어 둘 수 있지 않을까?” 정도이다.

그래도 그 중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생각이 다양한 좋은 사람들과 팀을 만들고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경험은 소중하다는 것이다. 시야가 넓어진다는 말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었고, 정말 이 경험으로 내 생각도 크게 바뀌게 되었다. 단순한 하나의 행사로 볼 수도 있었지만, 개발자로써 더 큰 꿈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될 수 있던 행사다.

또 최근 회사 입사로 개발자 행사, 커뮤니티 활동에 거의 나가지 않고 있는데, 이제 다시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서 정말 중심에서 활동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행사였다.

우리팀 자료 🤗

결과는 42팀 중 최종 8팀 finalists에 들었다! 안타깝게도 수상은 하지 못했다.

• GitHub 팀 프로필
  • GitHub - team-citywatch/citywatch-backend
  • GitHub - team-citywatch/citywatch-frontend
  • GitHub - team-citywatch/citywatch-messenger
• f82019 devpost
  • The City Watch (devpost)

미디어 자료

언론사에도 소개되었다!!

• bloter
• 서울신문
• Byline Network
• 한국일보